요즘 블로거들이 CCL 2.0을 많이 채용하는데 이를 적용시킬 때 너무 엄격하게 하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

특히 다른 블로거가 좋은 글을 써서 인용하고 싶은 경우 출처를 정확하게 밝힌 인용도 '비영리'라는 부분을 엄격하게 적용시키면 모두 펜을 놔야 할지도 모른다.

블로거 상당수도 광고를 붙이니까 '비영리'가 아니다. 다시 말해 영리적인 성격을 지닌 블로거가 넘쳐나고 있다. 언론사 웹사이트도 광고로 도배되어 있으니 '비영리'가 아니다. 물론 보도라는 이유로 예외가 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의 동향을 보면 블로거가 쓴 기사를 신문사가 인용할 경우, 블로거는 CCL을 적용시키를 원하는데 신문사가 영리를 추구하는 점에 대해서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비영리/영리에 관계 없이 기사나 블로그 포스팅을 할때 다른 곳의 내용을 인용 할 경우 링크를 걸거나 정확한 출처를 밝힌다면 자유롭게 사용하게 해야 한다.

'비영리' 잣대를 대서 안 걸릴 곳이 얼마나 될까?

다른 블로거가 자기 블로그 내용을 인용할 경우 정말 단순한 인용과 링크라면, 그리고 출처를 확실하게 밝히면 꼭 원래 저작자에게 허락을 얻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연락이 바로 안되는 블로거나 웹사이트도 많고 내용을 도용이나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인용하는 것인데 이를 매번 허락 받아야만 한다면 건전한 표현이나 토론이 불가능하다.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무단도용, 표절에 대해 남들보다는 상당히 많은 교육을 받았는데, 엄격한 표절에 관한 기준은 남이 쓴 하나의 문단을 출처 표기 없이 다른 표현과 단어로 요약해도 걸리게 되어있다. 대신 출처를 제대로 밝힌다면 규정에 따른 인용의 경우 원저자의 허락없이도 자유롭게 인용이 가능하다.

영문학에서 논문이나 페이퍼를 쓸 때, 오히려 인용을 안하면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내 개인생각을 써봐야 허접하다라는 사실 이외에 남이 특정한 작품에 대해 비평한 내용을 인용해야 글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기존에 토론이 되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더 좋은 비평을 할 수 있다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용이 많을수록, 특히 영향력 있는 비평가가 쓴 글에 대한 인용을 많이 하면 페이퍼의 점수가 더 올라갔다.
 
대신 무단으로 남이 쓴 비평을 내 것인 것처럼 요약하거나 문장의 일부를 조금 바꾸어서 제출했다가 걸리면 끝장이라고 배웠다. (실제 미국에서는 대학에서 표절 페이퍼를 쓴 것이 들통나면 퇴학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정말 새로워 보이는 내용들도 다 남이 이전에 만든 창작물, 혹은 창작물을 수정, 보완, 변형, 발전 시킨 것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다.

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이라는 영어 문장이 잘 요약해 주듯이 우리는 국내외에 계신 선조분들과 동시대인들이 만들어 준 귀중한 창작물을 공유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무조건 창작물이라는 개념에 얽매여서 (사실 자신이 100% 창작한 것은 아님에도) 돈을 내지 않고서는 하나의 단어, 문장도 남이 인용하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의 컨텐츠는 매우 보잘 것 없게 되지 않을까?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우리가 저작권이 개입된 블로그 포스팅이나 소설, 시, 노래가사 등도 모두 매개체인 언어에 의존하는데, 그 언어의 경우 우리가 돈을 내고 원저작자에게 허락을 득했는가? (한국어 단어 속에 한자어가 많이 있는데 그럼 중국에 허락을 득해야??) 다행히도 세종대왕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저작권료를 받지 않으셨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나는 블로그에 글 올릴때도 세종대왕께 미리 허락을 득하던지 단어당 얼마의 사용료를 지불했어야 한다. ^^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규정을 따라 출처를 밝힌 인용은 저작자의 허락없이도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이게 상식에 맞다.

물론 인용이 신문이나 방송에 나가게 될 경우에는 기자가 원 저작자에게 허락을 득해야 한다. 왜냐하면 신문이나 방송에 나갈 목적으로 쓴 포스팅이 아닌데 함부로 인용해서 저작자의 권익에 손해가 가면 안되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꼭 읽어야 할 Oddly Enough님 관련 글 링크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인용을 핑계로 남이 힘들게 작성한 포스팅 내용의 상당부분, 혹은 대부분을 가져오는 것이다. 신문기사도 이런 경우가 많다. 국내 신문의 경우 외신이 뭘 보도하면 '이코노미스트'가 이렇게 보도했다면서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업어온다. 이런식의 인용을 핑게로 내용 대부분을 번역해서 업어오는 것은 기존의 저작권을 적용시켜도 확실히 무단도용인데, 국내 신문은 사실상 거의 매일 이런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외신기사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한국 기사를 보면 하루에도 수십건이 이런식이다.

블로거들중에도 외신기사를 요약번역해서 올린후 떡하니 자기가 만든 컨텐츠라고 CCL박아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무단도용이다. 대부분의 외신 사이트, 방송사이트 가면 copyright 부분에 이런것이 불가능하다고 명시되어있다.

저작권에 관련해 최근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불법 도용이나 펌질은 강력하게 막되, 이런 불법적인 행동과 자유로운 토론이나 정보교환을 위한 출처를 명시한 인용을 동일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